영어 이메일 AI로 쓰는 법, 첫 연락·독촉·사과·거절 프롬프트
영어 이메일을 쓰려고 앉았다가 첫 줄도 못 쓰고 한참 멈춰 있었다면, 영어 실력이 모자라서라고 단정할 일이 아닙니다. 그렇게 멈추는 건 대개 문법 때문이 아니라 “이 정도면 무례하지 않을까, 너무 비굴하지 않을까”를 가늠하기 어려워서입니다. 그래서 AI에게는 영어 문장을 바로 부탁하기보다 한국어로 상황과 톤을 먼저 알려 주는 편이 낫고, 그렇게 받은 초안을 교정 도구로 한 번 다듬은 뒤 숫자·이름·약속 세 군데만 사람이 확인하면 됩니다. 이 순서를 따르면 보내기 직전까지 다듬은 메일 한 통이 손에 남습니다.
상황은 한국어로 먼저 적어 줍니다
AI가 엉뚱한 메일을 쓰는 건 대부분 재료가 모자라서입니다. 받는 사람이 누구인지, 꼭 들어가야 할 사실이 무엇인지, 메일을 읽고 상대가 무엇을 해 주길 바라는지가 빠지면, AI는 그 빈칸을 그럴듯한 말로 채워 버립니다. 아래 틀은 그 빈칸을 한국어로 먼저 채우게 만든 것입니다. 직접 만든 틀이라 효과를 따로 재 보지는 않았습니다.
아래 내용으로 영어 업무 이메일을 써 줘.
- 받는 사람: (이름, 회사, 나와의 관계. 예: 처음 연락하는 거래처 담당자)
- 목적: (한 문장으로)
- 꼭 들어갈 사실: (날짜, 금액, 주문번호 등. 여기 없는 숫자는 쓰지 마)
- 상대에게 바라는 행동: (예: 10월 24일까지 회신)
- 톤: (격식 정도, 길이, 받는 사람의 영어 수준)
제목(Subject)도 함께 써 주고, 내가 준 사실 말고 새로운 약속이나 조건은 덧붙이지 마.
마지막 줄이 중요합니다. 이 줄이 없으면 AI가 친절하게 “추가 할인을 검토하겠다”거나 “내일까지 보내겠다” 같은, 내가 한 적 없는 약속을 끼워 넣기 쉽기 때문입니다.
상황별로 바꿔 넣을 부분
틀은 그대로 두고, 상황마다 목적과 톤 칸만 아래처럼 바꿔 넣으면 됩니다.
첫 연락
처음 보내는 메일은 내가 누구이고 왜 연락했는지가 첫 두 문장 안에 나와야 상대가 끝까지 읽습니다.
목적: 처음 연락하는 담당자에게 우리 회사를 짧게 소개하고 15분 화상 미팅을 제안
톤: 정중하지만 짧게, 5문장 이내. 첫 문장에 내가 누구인지, 둘째 문장에 연락한 이유
독촉
답이 없을 때는 상대 탓을 하는 말투보다 “놓치셨을 수 있어 다시 보낸다”는 식이 덜 부담스럽습니다. 그래도 기한은 흐리지 말아야 합니다.
목적: 10월 10일에 보낸 견적 요청에 답이 없어 다시 확인을 부탁
톤: 비난하는 표현 없이 부드럽게, 다만 10월 24일이라는 기한은 분명하게. 4문장 이내
사과
사과 메일은 길어질수록 변명처럼 읽힙니다. 무엇이 잘못됐는지, 무엇을 했는지, 다음에 어떻게 막을지만 남기는 편이 깔끔합니다.
목적: 배송이 3일 늦어진 것을 사과하고 새 도착 예정일을 안내
톤: 핑계 없이 짧게. 잘못 인정, 이미 한 조치, 새 일정 순서로. 원인 설명은 한 문장만
거절
거절은 이유를 너무 자세히 쓰면 상대가 그 이유를 반박하며 다시 제안해 옵니다. 고마움, 거절, 앞으로의 여지 정도만 담으면 충분합니다.
목적: 제안해 준 협업을 이번에는 하지 않겠다고 알림
톤: 따뜻하지만 분명하게. "검토해 보겠다"처럼 여지를 남기는 말은 쓰지 말고, 다음 기회는 열어 둬
톤은 격식·길이·받는 사람으로 정합니다
“정중하게”라고만 쓰면 AI는 대개 문장을 길게 늘리는 쪽으로 정중함을 표현합니다. 그래서 톤은 세 가지로 쪼개서 주는 편이 결과가 예측 가능합니다.
- 격식은 호칭으로 정하면 쉽습니다. “Dear Ms. Kim으로 시작”, “Hi Jenny로 시작”처럼 첫 줄을 정해 주면 본문 말투도 거기에 맞춰집니다.
- 길이는 “짧게” 대신 “5문장 이내”처럼 숫자로 줍니다. 그래야 다시 부탁할 때도 같은 기준을 쓸 수 있습니다.
- 받는 사람이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다면 “관용구 없이 쉬운 단어로”를 붙여 주세요. 원어민에게는 자연스러운 표현도 번역기를 거치면 뜻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.
초안이 나온 뒤에 톤만 고치고 싶다면 “내용과 기한은 그대로 두고, 첫 문단만 조금 더 부드럽게”처럼 바꾸지 말아야 할 것을 먼저 적고 나서 바꿀 것을 말하면 됩니다.
교정 도구로 한 번 더 다듬기
AI 채팅이 쓴 초안은 문법은 대개 맞더라도 단어 선택이 어색하게 남을 수 있어서, 교정 도구에 한 번 넣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. 무료로 되는 범위는 아래와 같습니다.
| 도구 | 무료로 되는 것 | 유료로 넘어가는 것 |
|---|---|---|
| DeepL Write | 문법·맞춤법·문장부호 교정과 다른 표현 제안. 유료 계정이 없으면 한 번에 1,500자까지 | Write Pro는 글자 수 제한이 없고, 로그인한 동안 입력한 글을 저장하지 않습니다 |
| Grammarly | 문법·맞춤법 교정, 내 글의 어조 확인, AI 프롬프트 한 달 100회 | 문장 통째 다시 쓰기, 어조 조정, 표절 검사는 Pro 기능입니다 |
다섯 문장 안팎의 메일이라면 DeepL Write의 1,500자 안에 넉넉히 들어갑니다. 다만 입력한 글을 저장하지 않는다고 안내하는 쪽은 Write Pro이고, 무료 쪽의 저장 방식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. 그러니 계약 금액이나 고객 개인정보가 든 메일은 그 부분을 가리고 넣는 편이 안전합니다. 두 도구 모두 한국어를 지원 언어로 올려 두고 있지만, 영어 메일을 다듬는 용도라면 영어로 넣으면 됩니다.
숫자·이름·약속은 사람이 봅니다
영어 문장 전체를 검수해야 하는 게 아니라 아래 세 군데만 보면 되니, 그 부담은 내려놓아도 됩니다.
문장이 매끄러워졌다고 끝난 게 아닙니다. 틀리면 실제로 문제가 되는 곳은 숫자, 이름, 약속 세 군데인데, 이 셋은 AI가 그럴듯하게 바꿔 놓아도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.
- 숫자는 원래 메모와 한 글자씩 맞춰 보세요. 특히 날짜를
10/11처럼 쓰면 나라에 따라 10월 11일로도, 11월 10일로도 읽히니 “October 11″처럼 달 이름을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. - 이름은 철자와 호칭을 봅니다. 상대의 성별을 모르는데 AI가 Mr.나 Ms.를 붙였다면 이름 전체로 부르는 쪽으로 바꾸세요.
- 약속은 “we will”, “by Friday”, “guarantee” 같은 말이 내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인지 확인합니다.
눈으로 찾기 번거롭다면 아래 문장으로 AI에게 목록을 뽑게 한 뒤 직접 대조하면 됩니다.
방금 쓴 이메일에서 숫자(날짜·금액·수량), 사람·회사 이름, 우리가 하겠다고 약속하는 문장을 모두 뽑아 표로 정리해 줘.
내가 처음 준 내용에 없던 항목에는 '새로 생김'이라고 표시해 줘.
자주 막히는 곳
초안이 어색하게 나오는 건 질문을 잘못해서라기보다 AI에게 알려 주지 않은 칸이 남아 있어서인 경우가 많습니다. 아래에서 비슷한 줄을 골라 한 줄만 더 적어 주면 됩니다.
- 메일이 지나치게 공손하고 길다면 문장 수 제한을 먼저 확인하세요. “I hope this email finds you well” 같은 인사 문장을 빼 달라고 따로 적어 두면 첫 줄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.
- 한국식 인사가 어색하게 옮겨진다면 “수고하세요”나 “잘 부탁드립니다”를 그대로 번역하지 말고 영어 메일에 맞는 맺음말로 바꿔 달라고 하세요.
- 답장인데 앞 내용과 어긋난다면 받은 메일 원문을 함께 붙여 넣고 “이 메일에 대한 답장”이라고 밝혀 주세요. 다만 원문에 상대방 연락처나 서명이 있다면 지우고 넣는 게 좋습니다.
- 독촉 메일이 공격적으로 읽힌다면 “you didn’t”로 시작하는 문장을 “I wanted to follow up on”처럼 내 쪽에서 시작하는 문장으로 바꿔 달라고 하면 날이 한결 무뎌집니다.
보내기 전 체크리스트
첫 초안이 마음에 안 들어도 괜찮습니다. 영어 메일은 문장을 잘 쓰는 것보다 무엇을 말할지 정하는 데서 결과가 갈리고, 한국어로 상황을 먼저 적은 뒤 톤을 호칭과 문장 수로 정해 주면 AI 초안을 고치는 시간이 한결 줄어듭니다. 그래도 보내기 버튼을 누르기 전에는 숫자, 이름, 약속 세 곳만큼은 원래 메모와 직접 맞춰 보세요. 거기서 틀린 메일은 다시 사과 메일을 쓰게 만듭니다. 오늘은 미뤄 둔 메일 하나를 골라 받는 사람, 목적, 꼭 들어갈 사실, 바라는 행동 네 줄만 한국어로 적어 보세요. 그 네 줄이 채워지면 막막하던 영어 메일이 고쳐 쓰는 일로 바뀌는 걸 느끼게 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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